세종=뉴시스】안호균 기자 = 취업자수 증가 폭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20만명 대로 떨어지면서 경제 위축에 따른 '고용절벽'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올 들어 취업자 수와 고용률, 실업률 등 각종 고용 지표는 지속적으로 쪼그라드는 추세다.

더욱이 올 4월 고용 동향은 세월호 사태로 온 나라가 침몰되다시피한 지난해 4월보다 더욱 나빠진 것이어서 정부가 말하는 기상이변이나, 경기 부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난해 4월 취업자수 증가폭(58만1000명)과 비교하면 37% 수준에 그쳐 거의 재앙수준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내년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기업에서의 60세 정년 연장 등을 앞두고 기업들이 인력 채용을 꺼리면서 생기는 '고용 절벽'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에 더 눈길이 쏠린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만6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3년 2월(20만1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세월호 사태가 터지면서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됐던 지난해 4~5월에도 취업자 증가 폭은 40만~50만명 대를 유지했다. 1년 전보다 고용 사정이 더욱 악화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4월 고용 위축이 기상 악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잦은 강수와 일조량 감소 등으로 작년에 비해 기상여건이 악화돼 농림어업 감소폭이 확대되고, 건설업 증가세가 둔화됐으며 서비스업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4월 전국 강수일수는 14.2일로 1973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고, 특히 조사 대상 주간인 12~18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5일 이상 비가 내렸다"며 "이에 따라 농림어업은 3년간 취업자 증감 평균(-3만4000명)과 비교할 때 10만명 이상 감소세가 확대됐다"고 부연했다.

경기가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향후 고용 흐름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게 기재부의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고용 흐름이 추세적으로 악화되고 있어 상황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취업자수 증가 폭은 지난해 월평균 53만3000명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 ▲1월 34만7000명 ▲2월 37만6000명 ▲3월33만8000명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20만명대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까지 고용 성장세를 견인했던 50대와 60대에서 취업자 수 증가폭이 반토막이 났다. 2014년 50대와 60대 이상에서 월평균 20만명씩 취업자 수가 늘었지만 4월 들어서는 11만명 대로 급감했다.

청년 고용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으로 15~29세 취업자 수가 8만5000명 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하지만 30대와 40대는 오히려 취업자 수가 6만8000명과 2만6000명씩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고용률 70%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15~64세 고용률을 2017년까지 70%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지만 4월 현재 고용률은 65.6%에 머물러 있다. 고용률 70%는 앞으로 매년 50만명 이상 취업자수가 늘어야 달성 가능한 수치다.

일각에서는 경기 부진과 인구 고령화와 함께 내년부터 60세 정년연장 시행 등의 영향이 맞물리면서 고용이 급격히 위축되는 '고용 절벽'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지난해에는 은퇴 직전의 베이비붐 세대들가 어떻게든 일자리를 찾으면서 취업자수 증가폭이 컸지만 이런 현상이 계속 지속될 수는 없다"며 "앞으로 50만명대로 취업자수가 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 본부장은 "이런 점을 감안해도 취업자수 20만명대 증가는 미흡한 수준"이라며 "정부는 경제가 회복되면서 자연스럽게 고용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최근 지표를 보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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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제공:뉴시스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2015-05-13 11:30:30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