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 미쳐야 한다
샘 킴은 인터뷰 중간 중간 주방을 바라봤다. 브레이크 타임이었음에도 주방 안은 재료를 점검하고, 다음 식사 시간을 준비하느라 쉴 틈이 없어 보였다. 보나세라 주방에만 열 명이 넘는 인원의 요리사가 일하고 있었다. 보나세라가 유명세를 타면서 이곳에 지원하는 요리사들도 많이 늘었다고 했다. 하지만 주방의 인원은 한정돼 있기에 거절의 순간이 훨씬 많았다. 샘 킴은 그럴 때마다 자신의 유학 시절의 모습이 겹쳐진다고 했다.

“제가 그 친구들 심정을 알아요. 일하길 희망했던 레스토랑에 이력서를 몇 번을 내도 연락이 오지 않아 낙담할 때가 많았죠. 몇 년이 지나서 내가 반대 입장이 되어, 이곳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에게 똑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미안해요. 근데 한편으로는 나를 뽑지 않았던 사람도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무관심한 것만은 아니었구나, 위로가 되기도 해요. 요즘은 SNS를 통해서도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사람들의 메시지를 자주 받아요. 그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요리는 자기가 좋아서, 미쳐서 해야지만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건 요리를 하는 친구들도 마찬가지예요. 많은 이들이 요리사가 되겠다고 하지만 10명이 시작했을 때 남는 건 1명이 될까 말까란 말이죠. 요리한지 2~3년차가 됐는데 평생 하겠다는 열정이나 비전이 아니라면 생각을 다시 해봐야 돼요. 그나마 3년 하고 느끼면 다행인 거죠. 15년을 했는데 아닌 것 같다고 느끼면 그때는 더 어려워요. 점검해보세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를. 다 건드려보고 느껴보고 자기한테 맞는 일을 선택하세요. 하나 해보고 아니라고 실망해서 전부를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 요리사가 콘서트 무대에 서는 이유
샘 킴은 최근 몇 년간 자신의 이름을 건 쿠킹 쇼부터 요리에 대한 사연을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게스트, 심지어 EBS의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송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요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콘서트의 무대나, 강연대 위에 서기도 했다. 그가 어떤 생각으로 매체를 통해 자신을 노출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섭외가 들어와도 제 요리철학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거나 나눔과 관련된 프로만 하려 해요. EBS 어린이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안 한다고 고사했어요. 인형과 이야기를 나눠야한다는 설정이 민망했거든요. (웃음) 그런데 작가 분이 이런 말씀으로 저를 설득하셨어요.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의사, 변호사, 과학자가 되라고 말하는데 그 중에 요리사는 빠져있다고. 정곡을 찌르셨어요. 저도 아이를 키우는 아빠 입장인지라 아이들에게 요리사에 대한 직업관을 높이고, 올바르게 인식시키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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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