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국가정보원(국정원) 직원이라고 속인 후 대기업에 취업 시켜주겠다며 실업 상태에 있는 청년 4명으로부터 1억6500만 원을 가로 챈 사기범 A씨가 지명수배 2년 여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동거하며 함께 도망다니던 동거녀 B씨는 A씨를 국정원 비밀요원으로 알고 있었고, 경찰에 검거된 것도 비밀 업무 수행의 일환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녀는 자신이 수배된 사실도 몰랐다.

무직인 A씨(35)는 대기업이 많은 울산 지역에서 주변의 청년들에게 자신이 국정원 직원 혹은 선박회사 팀장이라며 접근했다. 취업이 절박한 청년실업자의 조급한 심정을 이용한 것.

지난 2011년 6월부터 2012년 11월 20일까지 4명의 청년에게  접근해 "대기업에 취직시켜 주겠다"고 속여 받은 돈은 모두 1억6500만 원. 이 중 한 청년은 8500만 원을 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이후 취업이 되지 않자 속았다는 것을 눈치챈 청년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지명수배됐고, A씨는 B씨를 데리고 전국을 돌아다녔다. 경찰은 동거녀 B씨도 공범인 줄 알고 함께 지명수배했다.

A씨가 붙잡힌 건 지난 11일. 강원도 삼척의 한 주유소에서 소란을 피우던 그는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강원도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어 체포됐다는 연락을 받고 파출소로 온 B씨도 지명수배범으로 함께 체포됐다.

지명수배를 내렸던 울산 남부경찰서 소속 경찰 2명은 급히 삼척으로 가 검거된 동거남녀를 울산으로 연행한 후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조사 결과 B씨는 체포될 때까지 A씨가 국정원 비밀요원인 줄 알고 있었다. 특히 경찰에 검거된 것도 비밀 업무 수행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결국 경찰은 A씨의 단독범행임을 밝혀내고 지난 13일 A씨를 구속하는 한편 혐의가 없는 것이 밝혀진 B씨는 석방 조치했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울산에 대기업이 많다보니 이처럼 취업알선을 빙자한 사기 범행이 빈발하다"라면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보제공:오마이뉴스 박석철기자 15.03.17 14:43기사